2026 부엘타 아 에스파냐 4스테이지는 안도라라베야에서 출발해 다시 안도라라베야로 돌아오는 104.8km 산악 구간으로 치러졌다. 이번 시즌 투르 드 프랑스에 이어 부엘타에서도 최강자임을 입증하려는 타데이 포가차(UAE 팀 에미레이츠 XRG)에게 안도라의 급경사 클라이밍들은 더할 나위 없는 무대가 됐다.
첫 번째 클라이밍부터 페이스가 치솟았고, 두 번째 오르막에서는 초반부터 고속 질주가 이어지며 펠로톤이 급격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결승선까지 50.5km를 남겨둔 지점에서 팀 동료 제이 바인이 길을 터주자 포가차는 곧바로 홀로 치고 나갔다. GC 경쟁자들에게 둘러싸여 고립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그는 레이스 후 설명했다.
포가차는 그대로 결승선까지 독주하며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했다. 추격 그룹은 2위 자르노 비다르(로토 인터마르셰), 3위 펠릭스 갈(데카트론 CMA CGM 팀), 4위 오스카 온리(넷컴퍼니 이네오스), 5위 셉 크루스(비스마 리스 어 바이크)가 나란히 +2:39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순위를 지켰다.
이번 승리로 포가차는 종합 순위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2위 프리모시 로글리치(레드불-보라-한스그로헤)에 3분 21초, 3위 엔리크 마스(모비스타 팀)에 3분 32초 앞서게 됐다. 셉 크루스는 종합 4위, 오스카 온리는 5위로 올라섰으며 온리는 화이트 저지(영 라이더)도 함께 지켜냈다. 포가차는 종합·포인트·산악 저지까지 3관왕을 유지하며 사실상 이번 부엘타를 독주 체제로 이끌고 있다.
포가차는 레이스 후 인터뷰에서 “50.5km를 남기고 공격할 필요는 없었지만 페이스가 이미 매우 빨랐다”며 “GC 경쟁자들 사이에서 고립되고 싶지 않아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3분 21초의 격차 덕분에 앞으로 남은 날들을 좀 더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3스테이지에서는 피레네 산맥에 우박 폭풍이 몰아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돼 큰 화제를 모았고, 외신에서는 포가차가 이미 “펠로톤의 보스”와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는 라이벌 선수의 발언도 전해졌다.
부엘타 아 에스파냐의 종합 우승 경쟁이 사실상 포가차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남은 스테이지에서 로글리치와 마스 등 추격자들이 어떤 반격 카드를 꺼내들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