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프랑스 2026 9번째 스테이지는 말르모르에서 위셀까지 154.6km 구간에서 펼쳐졌다. 피레네 산맥의 순수 클라이머 대결과 보르도·베르주라크의 스프린터 대결에 이어, 이번엔 마시프 상트랄 특유의 굴곡진 지형 위에서 펀처와 올라운더들이 주도권을 잡는 하루였다. 이례적인 폭염으로 코스가 다소 단축됐지만 약 3,000m에 달하는 누적 고도는 그대로였고, 2020년 코레즈 지역 피니시 이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위셀 구간은 초반부터 치열한 탈주 경쟁을 예고했다.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탈주 그룹이 형성되며 전형적인 ‘브레이크어웨이 세계선수권’ 양상으로 흘러갔다. 종합 순위 경쟁자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유지했고, 그 사이 선두 그룹은 격차를 꾸준히 벌리며 결승선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마지막 구간에서 선두 그룹은 4명으로 압축됐고, 위셀 결승선을 앞두고 숨 막히는 스프린트 승부가 펼쳐졌다.
스프린트에서는 마티외 반 데르 풀이 강력한 스퍼트로 승부를 결정지으며 이번 투르 드 프랑스에서 값진 스테이지 우승을 추가했다. 2위는 토비아스 할란 요한네센, 3위는 톰 피드콕이 차지했는데, 피드콕은 경기 후 전자식 변속기 문제로 기어 변속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4위는 알렉스 보댕, 5위는 필리포 간나(넷컴퍼니 이네오스)가 6초 차로 뒤를 이었다.
종합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타데이 포가차는 여전히 옐로 저지를 지키며 요나스 빙에고르에 2분 42초, 이삭 델토로에 3분 27초 앞서 있다. 렘코 에베네풀(3분 30초), 후안 아유소(3분 34초), 폴 세이삭스(3분 55초), 플로리안 리포비츠(4분), 레니 마르티네즈(4분 21초), 에간 베르날(4분 57초), 마티아스 스켈모세(9분 12초)가 톱10을 형성하며 큰 틀은 유지됐다. 포인트 저지는 마스 페데르센, 산악왕 저지는 포가차, 백색 저지는 델토로가 각각 지켜냈다.
이날 화제의 중심은 단연 반 데르 풀이었다. 알페신-프레미어 테크는 2021년 투르 드 프랑스 참가 이후 매년 최소 한 번씩 우승을 거둬온 전통을 다시 이어갔다. 한편 타데이 포가차는 GC 후보들 사이에 스프린트 구간에서 서로의 안전을 배려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하며 “지금까지 무더위를 제외하면 가장 즐거운 투르 중 하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9번째 스테이지를 끝으로 선수들은 대망의 첫 번째 휴식일을 맞는다. 짧은 재정비를 마친 뒤 투르 드 프랑스는 다시 본격적인 산악 구간을 향해 나아갈 예정이며, 포가차와 빙에고르를 축으로 한 GC 대결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