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투르 드 프랑스 16스테이지는 에비앙레뱅에서 토농레뱅까지 이어지는 26.1km 구간에서 열린 올해 대회 유일의 개인 타임트라이얼이다. 출발 직후부터 오트사부아 지방의 카테고리2 등급 라랭주 언덕(9.7km, 평균 경사 4.3%)이 자리해 초반부터 선수들의 페이스를 크게 흔들었고, 정상을 넘은 뒤에는 결승선까지 전력으로 내달리는 구간이 이어졌다. 험난했던 알프스 첫 산악 스테이지와 휴식일을 지나 재충전한 선수들에게는 종합 순위를 뒤흔들 절호의 기회였고, 종합 2위와 7위 사이 격차가 2분 28초에 불과했던 만큼 오트사부아에서 벌어들이는 1초 한 초가 파리까지 이어질 승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상황이었다.
대회 전 시선은 단연 종합선두 타데이 포가차(UAE 팀 에미레이츠 XRG)에게 쏠렸다. 벨 필 언덕(2020), 라발(2021), 니스(2024), 페이라구드(2025) 타임트라이얼을 모두 제패한 그는 이번에도 우승을 노리며 투르 드 프랑스 스테이지 통산 26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챔피언이자 3년 연속(2023~2025)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렘코 에베네풀(레드불-보라-한스그로헤)이 제브레샹베르탱(2024), 캉(2025)에 이어 최근 플라토 드 솔레종 스테이지 우승의 상승세를 몰아 이번 개인 타임트라이얼에서도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포가차의 26승 도전을 저지했다.
스테이지 결과는 에베네풀이 1위, 포가차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자리했고, 마티아스 스켈모세(리들-트렉)가 3위, 폴 세이삭스(데카트론 CMA CGM 팀)가 4위, 이삭 델토로(UAE 팀 에미레이츠 XRG)가 5위로 뒤를 이었다.
종합 순위에서는 포가차가 여전히 종합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에베네풀이 4분 32초 차로 2위, 델토로가 6분 51초 차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세이삭스(7분 11초), 후안 아유소(9분 22초), 스켈모세(10분 14초), 레니 마르티네즈(12분 50초), 톰 피드콕(12분 58초), 야니스 부아자르(22분 50초), 조르당 제가(24분 18초)가 톱10을 형성했다. 저지 홀더는 포가차가 옐로우저지와 산악왕저지를, 마스 페데르센(리들-트렉)이 포인트저지를, 델토로가 백색저지를 각각 계속 유지했다.
이날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레드불-보라-한스그로헤의 플로리안 리포비츠였다. 스테이지 상위 5위권 페이스를 유지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이던 그는 고속 구간에서 낙차를 당해 결국 대회를 중도 포기해야 했다. 팀 동료 에베네풀의 우승이라는 기쁨과 리포비츠의 낙마라는 아쉬움이 교차한 하루였다.
파리 입성까지 남은 스테이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종합 순위 상위권 선수들 사이의 격차가 여전히 촘촘해, 앞으로 이어질 산악 구간에서 포가차와 에베네풀을 비롯한 톱10 선수들의 각축전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