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프랑스 2026의 8번째 스테이지는 페리괴를 출발해 베르주라크까지 180.4km를 달리는 평지 코스로 치러졌다. 돔 언덕과 결승선 40km 지점의 뷔송드카두앵 언덕, 단 두 개의 4급 오르막만 포함된 이날 코스는 누적 고도 상승이 1,150m에 그치며 시작 전부터 집단 스프린트로 결론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예상대로 선두 그룹은 스테이지 막판까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결승선을 앞두고 스프린터 팀들이 앞다퉈 대열을 정비하며 속도를 끌어올렸다. 포 스테이지에서 3위, 보르도 스테이지에서는 경쟁자들보다 스프린트를 늦게 시작했음에도 자전거 한 대 길이 차로 승리했던 팀 메를리에(수달 퀵스텝)가 이번에도 마지막 200m 구간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를 선보이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결승선에서는 팀 메를리에가 여유 있게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이번 투르 드 프랑스 두 번째 스테이지 우승을 확정했다. 비니암 기르마이(NSN 사이클링 팀)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고, 포 스테이지 우승자였던 올라브 코이(데카트론 CMA CGM 팀)가 3위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두 차례 집단 스프린트에서 모두 5위에 머물렀던 야스퍼 필립센(알페신-프리미어 테크)은 이번에도 4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고, 파벨 비트너(피크닉 포스트NL 팀)가 5위로 뒤를 이었다.
평지 스테이지답게 종합 순위표에는 변화가 없었다. 타데이 포가차(UAE 팀 에미레이츠 XRG)는 옐로 저지를 그대로 지키며 선두를 유지했고, 요나스 빙에고르(비스마 리스 어 바이크)가 2분 42초 차 2위, 이삭 델토로(UAE 팀 에미레이츠 XRG)가 3분 27초 차 3위 자리를 지켰다. 렘코 에베네풀(레드불-보라-한스그로헤)과 후안 아유소(리들-트렉)도 각각 4위와 5위를 유지하며 톱5 구도에 변화가 없었다. 산악왕 저지는 포가차가, 백색 저지는 델토로가 계속 착용한다.
이날 가장 뜨거운 화제는 그린 저지 경쟁이었다. 마스 페데르센(리들-트렉)은 95점이 걸린 이번 스테이지를 앞두고 최근접 경쟁자에 59점 앞선 채로 출발선에 섰고, 스테이지 결과와 무관하게 포인트 저지 방어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편 레드불-보라-한스그로헤 팀 내 렘코 에베네풀과 플로리안 리포비츠를 둘러싼 이른바 ‘인질극 영상’ 해프닝도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이번 투르에 부족했던 멜로드라마적 재미를 더했다.
투르 드 프랑스 9번째 스테이지에서는 다시 한번 산악 구간이 예고되어 있어, 평지에서 숨을 고른 선수들이 종합 순위 다툼을 위해 본격적으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