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면도기로 정착한지도 꽤 시간이 지났다. 한때 면도기 리뷰어로도 활동했던만큼 거의 모든 유명 면도기들을 다 사용해봤고, 내 수염에 알맞는 전기면도기는 브라운으로 낙찰본지 오래다. 그나마 파나소닉이 절삭력에 있어서 마음에 들어서 꽤 사용했지만, 브라운 시리즈 9을 접해보니 모든 부분에서 상위호환이라 갈아탔었다. 3~4년 정도 사용해왔는데 오랜만에 새로운 플래그쉽이 발매되었다. 이름도 희안한 NEVO. 뭐라고 읽어야 하나….누보?? 뉘보? 네보? 뭘까.
어쨌든 기존 시리즈 9 보다 더 상위 모델로 출시됐는데 놀랍게도 면도기 가격이 60만원에 육박하더라. 2~30만원짜리 람대쉬, 시리즈 9 사용하면서도 뭐 이리 비싸냐라며 혀를 찼었는데 소재를 더 고급으로 바꾸더니 대뜸 2배 넘는 가격을 제시하는 브라운의 배짱이 놀라울 뿐이다. 대체제가 없어서 그런가? 어쨌든 브라운 시리즈가 피부에 맞는 사람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다.
마침 면도날 바꾼지 20개월 가까이 됐기도 해서 NEVO 면도기를 사려고 했는데 해외 포럼에서 시리즈 9과 헤드가 호환된다는 얘기가 있어서 찾아보니 이미 국내에서도 그렇게들 많이 사용하고 있더라. 본체의 순수 기기적 성능은 대동소이하다는게 중론. 면도기의 핵심은 헤드니까…라는 생각에 나도 NEVO 면도날망만 구입해봤다.
패키기 살펴보기



개봉한 NEVO 면도날



NEVO 면도날 구조와 스펙
NEVO 면도날은 브라운이 5 shaving elements라고 홍보하지만, 실제로 털을 자르는 능동 커터는 4개다. 이 중 2개는 일반적인 포일 커터이고, 나머지 2개는 시리즈 9 PRO 계열에서 이어진, 피부에 눕는 긴 털을 잡아주는 특수 요소다. 다섯 번째 요소인 SkinGuard는 피부를 보호하는 금속 바일 뿐 털을 자르지는 않는다.
아래 표는 NEVO와 기존 시리즈 9 PRO+의 달라진 점을 정리한 것이다. 면도기 본체와 면도날이 섞여 있는데, 수치는 해외 리뷰어 측정과 브라운 발표 내용을 기준으로 했다.
| 항목 | 시리즈 9 PRO+ | NEVO |
|---|---|---|
| 제품 타입 | Type 5793 | Type 5799 |
| 본체 소재 | 플라스틱 + 고무 그립 | 서지컬 스테인리스 유니바디 (두께 약 0.55mm) |
| 무게 (리뷰어 실측) | 약 205g | 약 230g |
| 면도날 능동 커터 | 4개 | 4개 + SkinGuard |
| 모터 | 10,000회/분 | 10,000회/분 (동일) |
| 무선 사용 시간 | 약 60분 | 약 60분 (동일) |
| 충전 | 1시간 이내 · 5분 급속 | 1시간 이내 · 5분 급속 |
| 면도날 릴리스 버튼 | 있음 (양쪽) | 없음 (잡고 당겨서 분리) |
| 클리닝 스테이션 | Type 5430 | Nevo Care 7in1 (Type 5432), 상호 호환 안 됨 |
| 면도날 권장 교체 주기 | 18개월 | 18개월 |
기존 브라운 9시리즈와 달라진 점
NEVO 본체까지 교체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다. 몸체가 스테인리스 유니바디로 바뀌면서 질감과 무게가 확 달라지고 방수 성능도 올라가고 다 좋은데….면도 성능을 좌우하는 모터와 배터리 시간은 시리즈 9와 똑같다. 헤드가 꺾이는 방식도 같고, 소음 역시 PRO+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즉 NEVO는 면도 성능을 혁신 했다기보다 외관과 사용 편의 쪽을 손본 모델에 가깝다. 그래서 기존 시리즈 9 사용자는 본체에 문제가 없다면 날망만 교체해도 면도 성능은 같다는게 중론이다. 해외에서도 그렇고 국내 사용자들도 슬슬 눈치를 채고 헤드만 교체중이다 라는게 제품 판매 페이지 리뷰란을 보면 잘 보인다. 그래서 나도 헤드만 구매한 것.
면도날 쪽은 이렇게 정리된다.
- 외형: 피부에 닿는 포일과 프레임이 더 둥글고 매끈해졌고, 표면은 무광 질감이다.
- 분리 방식: 시리즈 9에 있던 포일 릴리스 버튼이 사라졌다. 카세트를 잡고 당겨서 빼야 하는데, 해외 리뷰어는 이를 “한 걸음 후퇴”로 평가했다.
- 헤드 잠금: 별도 스위치 대신 트리머와 통합된 방식으로 바뀌었다.
- 호환성: 카세트는 기존 시리즈 9 / 9 PRO / PRO+ 본체에도 그대로 장착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NEVO 본체 없이 면도날만 구입해도 쓸 수 있다. 반대로 스테이션과 파워케이스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간단 사용기
며칠 사용해 봤는데, 건식에서는 확실히 더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거의 100% 습식 면도를 한다. 평소에도 면도 거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글라이딩 성능에 대해서는 크게 좋아졌다는 느낌이 없었다. 이미 최대치로 미끄러지고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더 부드러운 건 사실이다. 그 외에 면도 성능은 미묘하게 좋아지긴 한 듯. 수치상 비교는 어렵지만 매일매일 면도하고 눈으로 확인하는 단계에서 살짝 더 나아졌다고 느꼈다. 다만 이미 시리즈 9을 사용 중이라면 그 차이라는 게 드라마틱한 점은 절대 없으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평소 만족도가 70/100이었다면 날망을 바꾸고 나서 76/100 이 된 정도. 너무 박하게 점수를 준 게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는 게 비교 대상이 이미 20개월 정도 사용한 날망이기 때문에 새 제품이 가지는 절삭력을 그대로 들이대기에는 너무 비양심적이라 그렇다. 최대한 시리즈 9의 날망이 쌩쌩했던 때의 기억을 가져와서 비교해서 저 정도니까…. 어쨌든 개선이 되긴 됐다, 그런데 막 어마어마하게 달라진 건 아니다가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짧게 요약하면, 이미 시리즈 9을 사용 중이고 날망을 바꿀 시기가 왔다면 굳이 9용 날망을 사지 말고 2만 원쯤 더 주고 NEVO 날망을 사용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할 정도는 된다는 얘기다.
면도기 바디가 마치 예전 아이폰에서 한창 광고하던 유니바디 형태로 변경되면서 가격이 60만 원대까지 치솟았는데 정작 면도 성능을 좌우하는 진동 모터와 작동 메커니즘은 시리즈 9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좀 애매한 제품이다. 다행히 헤드(날망)가 시리즈9과 아무 문제 없이 호환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면도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변경 점인 새로운 날만 교체해서 사용하는게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신규 또는 기존 유저들이라면 교체 전 한 번쯤 고민해 보시라는 말로 맺음을 한다.


